"다시 격화된 키이우 공습…공포에 질린 시민들"홍남기 선교사, 우크라이나 현지인들의 수면 부족·트라우마 공개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6년 07월 12일(일) 21:15
 폭격으로 초토화 된 키이우 시내. /사진 홍남기 선교사 제공 |
|
 공습경보를 듣고 지하철역으로 피신한 키이우 시민들. /사진 홍남기 선교사 제공 |
|
7월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한 대규모 공습이 잇따르면서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현지에서 사역 중인 본교단 선교사들도 매일 밤 이어지는 공습경보와 미사일 공격 속에서 극심한 불안과 공포를 견디며 사역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2022년 당시 본교단 파송 우크라이나 선교사들은 모두 안전을 위해 현장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일부 선교사들은 현지 교회와 성도들을 돌보기 위해 다시 우크라이나로 돌아갔으며, 현재도 위험을 감수한 채 사역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년간 안식년을 마치고 3월 말 우크라이나로 복귀한 본교단 파송 홍남기 선교사는 최근 러시아의 공습이 다시 거세지자 현지 상황을 기록한 글과 사진을 본보에 보내와 전쟁의 참상을 전했다.
 공습경보를 듣고 지하철역으로 피신한 키이우 시민들. /사진 홍남기 선교사 제공 |
|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한동안 대규모 공습이 다소 줄어들면서 휴전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제기되고, 언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향한 드론 공격을 확대하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종전 협상을 촉구하면서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가 대규모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한 공습을 재개하면서 전황은 다시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홍 선교사는 "4월에는 다섯 차례, 5월에는 여섯 차례의 대규모 드론·미사일 복합 공습이 있었고, 6월에는 2일과 15일 두 차례로 다소 줄어드는 듯했지만 7월 들어 공습 강도가 다시 급격히 높아졌다"며 "지난 2일 새벽에는 제트엔진을 장착한 신형 드론과 미사일 등 570여 기가 동원된 대규모 야간 공습이 감행됐고, 이어 6일 새벽에도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이어져 고층 아파트 등 민간 시설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이 5년 차에 접어들면서 키이우 시민들은 낮에 울리는 공습 사이렌에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대규모 공격이 집중되는 밤 시간대의 사이렌 소리에는 여전히 긴장할 수밖에 없다"며 "지속적인 수면 부족으로 만성 피로가 누적되고 있으며, 불안과 외상 후 스트레스가 일상이 됐다. 특히 어린이들의 수면장애와 정서적 트라우마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일상생활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홍 선교사는 "대형 쇼핑몰과 상점, 식당 등은 가능한 한 정상 영업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지만 지난 5월 기준으로 쇼핑몰 영업시간의 약 15%가 공습경보로 인해 중단됐다"며 "러시아가 에너지와 가스 기반시설을 지속적으로 공격하면서 간헐적인 정전과 에너지 배급, 연료 부족도 일상적으로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쟁의 장기화를 우려하며 한국교회의 기도를 요청했다. 홍 선교사는 "점령 지역 문제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쉽게 양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지에서는 전쟁이 앞으로도 수년간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루빨리 이 땅에 평화가 찾아오고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함께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는 홍남기 선교사 가정을 비롯해 최상호 선교사와 박종인 선교사 가정이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역시 매일 반복되는 공습경보와 미사일 공격 속에서도 현지 교회와 주민들을 돌보며 복음 사역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