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이론적 배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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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과정(process)은 교육과정(curriculum)과 구별되는데, 교육의 과정은 교육내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흐름을 의미한다. 미시적으로는 한 수업, 그 중에서도 하나의 가르침이 일어나는 흐름을 뜻하며, 거시적으로는 교육을 통해 변화를 일으키고자 하는 전 차원을 의미한다. ‘성서와 생활,’ 그리고 ‘말씀과 삶’ 교육과정의 기초가 될 뿐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 부르심과 응답’ 교육과정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교육의 흐름은 와이코프의 교육의 과정에 근거하고 있는데, 이는 크게 다섯 단계로 이루어진다. 첫째 단계는 접촉하기(making contact)로서 학생이 배우고자 하는 대상 또는 지식과 접촉점을 갖는 단계를 의미한다. 둘째 단계는 탐구하기(exploring)로서 교육내용을 자세히 살펴가기 시작하는 단계이다. 셋째 단계는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기(discovering)로서 그 교육내용 속에서 자신의 삶에 의미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단계이다. 넷째 단계는 내면화하기(appropriating)로서 그 의미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단계이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 째 단계는 책임을 수행하기(assuming)로서 그것을 적용하고 실천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와이코프의 교육의 과정은 타일러의 교육의 과정에 상당부분 근거하고 있는데, 타일러는 1) 중요한 사실과 원리에 대한 이해, 2) 신뢰성있는 정보원천에 익숙하기, 3) 자료 해석 능력, 4) 원리를 적용하는 능력, 5) 연구하는 능력, 6) 넓고 성숙된 흥미, 7) 사회적 태도로 열거하고 있다.
가톨릭 평신도 종교교육학자인 마리아 해리스는 이러한 체계적이고 기술공학적인 단계에 대해서 반대하면서 교육의 과정이 보다 예술적이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는데, 그녀의 책 <교육목회 커리큘럼>과 <가르침과 종교적 상상력>에서 예술의 과정으로서 교육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이것을 단계(step)라기보다는 운동(movement)로 이해하고 있는데, 보다 개방적이며 창의적이고 상상적인 면을 중요시하는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운동은 묵상(contemplation)으로서 미술에 있어서 그림을 그리기 전에 ‘무엇을 그릴까?’ 생각하는 것처럼 교육의 대상이나 내용, 가르침을 생각하는 과정이다. 둘째 운동은 착수(engagement)로서 그림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듯 이제 무언가를 가르치고 배워나가는 과정이며 자신과 교육 대상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셋째 운동은 형태부여(formgiving)로서 그리려고 하는 그림의 윤곽이 드러나는 과정인데, 앞의 착수의 과정을 통해 무언가 의미를 부여하게 되고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다. 넷째 운동은 출현(emergence)으로서 드디어 그림이 하나의 작품으로서 모습을 갖추는 과정이 있는 것처럼 가르침을 통한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이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 째 운동은 방출(release)로서 그림에서 붓을 떼고 더 이상 그리지 않고 그 작품을 떠나보내듯 가르침을 마무리하며 학생을 떠나보내는 과정이다.
‘하나님의 사람, 세상의 빛’ 교육과정에 있어서는 이 두 가지 접근은 통합하되, 보다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는 교육의 과정, 그리고 지식의 변화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보다 관계적이고 역동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교육의 과정이 되도록 하였다. 그리고 교육의 과정이 정적(static)이기보다는 동적(dynamic)인 과정이 되며, 앎의 변화만이 아닌 삶의 변화가 일어나는 교육의 과정이 되는 것을 강조하였다.
이에 본 교육과정에서는 한 과의 흐름을 결정하는 교육의 과정을 <이야기 나누기> ▶ <말씀 만나기> ▶ <새롭게 하기>로 정하고, 실제 사용될 교재는 각 과정을 다시 발달단계(부서)에 맞게 변형하여 개발하기로 하였다. 교육의 과정의 흐름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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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교육의 과정 각 흐름 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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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나누기
소그룹 양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의 관계형성이다. 관계형성은 연초에 전통적으로는 반이라는 형태로 일정 수의 학생들이 묶였을 때도 중요할 뿐 아니라, 한 반의 관계가 잘 형성되었다 하더라도 매주 소그룹 활동 때에도 중요하다. “나의 이야기 나누기”는 해당 주에 양육될 주제(요목)와 관련하여 자기의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나와 나>가 만나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훈련을 통하여 <나와 너>가 만나고, <나와 우리>가 만나는 과정이다.
나와 너, 또한 우리가 만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나와 우리의 이야기들이 하나님의 이야기, 곧 성경을 만나고 변화되는 과정을 거칠 때 나의 변화뿐 아니라 너와 우리의 변화까지도 함께 추구할 수 있는 바탕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지체 하나하나인 ‘나’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지체들이 서로 돕고 연결되어서 결국 우리가 더불어 변화되는 것이 중요하다.
말씀 만나기
나와 너, 우리의 이야기가 나누어지면서 공동체가 형성되었다면, 그곳에 필요한 것이 하나님의 계시말씀이다. 성경이 없는 모든 이야기는 결국 세상의 이야기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두 번째 단계가 가지는 중요성과 가치는 교회를 출석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이야기이지만, 말씀 없이는 생명을 갖지 못할 단지 사람들의 이야기들에게 생기를 불어넣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말씀 만나기>에서 중요한 것은 실제로 하나님의 이야기, 즉 성경을 만나는 일이 실현되는 것이다. 전통적인 교회교육 형태인 학교식 교육에서는 교사 중심의 일방적인 교육이 주류를 이루었는데, 오늘날 변화된 시대에는 공동체 안에서 관계 맺기를 통해 양육이 이루어진다. 뿐만 아니라 이미 멀티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대부분의 학생들의 경우 하나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인식하는 과정이 과거에 비해 근본적으로 바뀌어 있다는 것도 중요한 점이다 포스트모던 시대의 정보 전달과 인식의 통로는 레너드 스윗에 의하면 경험, 참여, 이미지, 관계이다. 이것이 교육의 과정에 주는 함의는 기독교교육은 포스트모던 시대, 멀티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시대에 적합한 하나님의 말씀을 만나는 다양한 통로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에는 과거처럼 읽기와 듣기만이 아닌 경험하고, 참여하고, 상상하고, 관계를 맺는 등의 여러 가지 방식을 개발하는 것 뿐 아니라, 전달 도구도 ‘글’ 중심에서 벗어나 ‘멀티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나님의 말씀이 전달되고, 그 말씀을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통로와 도구들이 필요한 이유는 하나님의 말씀과 사람이 만날 수 있는 계시의 자리요 통로가 바로 상상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이게 공상이나 망상이 아닌 건강한 상상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기회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것이 두 번째 단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롭게 하기
<새롭게 하기> 흐름에는 크게 두 가지 세부 흐름이 있다. 첫째는 말씀을 통해 나의 이야기가 재해석되는 것이고, 둘째는 새롭게 재해석된 가치관과 비전을 가지고 나 자신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먼저 나의 이야기가 재해석 된다는 것은 <이야기 나누기>를 통해 나누어진 나와 우리의 이야기가 <말씀 만나기>를 통해 계시된 하나님의 말씀을 만나는 것을 말한다. 나의 이야기와 하나님의 말씀이 만날 때 일어나는 현상은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나와 우리의 이야기가 재해석되는 것이다. 이 흐름을 통해 나와 우리의 영적인 현주소와 위치가 어디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게 되고, 세상에 나아가 실제로 변화된 모습으로 살아가려 할 때 매우 중요한 안내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나 자신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세부 흐름이 있는데 먼저는 새롭게 해석된 나의 모습을 보다 구체화시키는 과정이다. 다시 말하면 영적인 나의 현재 위치에서 바른 위치로 나아갈 구체적인 시도를 하는 것이며, 바른 길에서 벗어난 나의 모습들을 다시 제자리로 되돌려 놓는 것이다. 이를테면 나의 신념이나 생각을 말씀에 비추어 바로 잡고, 성품을 변화시키며, 나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말씀에 비추어 바로 잡는 것이 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의 성숙은 이제까지 나를 해석하고 그것에 따라 구체적으로 삶을 끌고 가는 역할을 해 오던 세상적인 기준점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나하나 교체해 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세상의 기준점들이 말씀을 기준으로 옮기는 것이 바로 새롭게 하기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기준점에 대한 성격 또는 영역 구분이다. 다시 말해, “기준점을 무엇으로 볼 것인가?” 혹은 “기준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본 흐름에서는 크게 두 가지 기준점의 방향을 정하였는데 첫째는 성품이고, 둘째는 비전이다. 성품은 나 자신과 관계된 면이 새롭게 되는 것이고, 비전은 세상을 바꾸기 위해 세상과 관계된 면이 준비되는 것이다. 이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기준점이 크게 나 자신에 관계된 영역과 세상에 관계되어 있는 영역으로 나누어질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말씀 앞에서 그리스도인은 언제나 두 가지 변화의 요청을 받는데 하나는 나 자신이 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을 변화시키는 요청은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세상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는 것과 그에 따라 세상을 실제 변화시켜 가는 것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세상에 대한 바른 변화의 방향을 갖는 것을 비전이라 할 수 있는데 이것을 본 흐름에서 다루고, 직접 세상을 바꾸어 가는 것은 마지막 흐름에서 다룰 것이다.
나 자신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두 번째 세부 흐름은 앞서 성품과 비전의 측면에서 나를 새롭게 할 새로운 기준점을 가졌다면, 이제 그 새로운 기준점에 따라 실제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 무엇을-어떻게 실천할 것인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뜻을 실천한다고 할 때는 첫째, 실천의 장이 결정되어야 하고, 둘째, 구체적인 실천사항과 방법이 나와야 한다. 이에 따라 본 흐름을 변화되어야 할 영역을 찾는 과정과 삶으로 실천하기 위해 구체적인 결단을 하는 과정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변화되어야 할 영역을 찾는 과정은 성격상 실천의 장을 찾는 것을 말하는데, 여기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우선은 나 자신, 보다 구체적으로는 성품에 대한 것이고, 다음으로는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것이다. 그러므로 변화되어야 할 영역은 크게 ‘나’ 자신과 ‘내가 관계하는 세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내가 관계하는 세상은 더 자세히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기독교교육에서 흔히 교육의 장이라고 부르는 ‘교회, 가정, 사회, 세계, 미디어“등을 생각할 수 있고, 새공과 개발을 위해 제시한 내용범위의 가로축에 해당하는 교회, 나(정체성, 은사), 이웃(가정, 학교, 미디어/문화), 세계(사회, 나라/지구촌, 자연)를 생각할 수도 있다. 다음으로 삶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할 길을 찾는 것은 정해진 실천의 영역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성경공부나 큐티에서 흔히 ‘적용’이라 부르는 것이다. 교육의 과정의 측면으로 보면 이 과정을 통해 이제껏 교재를 통해 이루어진 양육 전체가 마무리되고, 삶을 통해 완성과 절정에 이르게 되는 단계이다. 물론 앞선 흐름들에도 가치 있고 소중한 변화와 체험들이 있겠지만, 하나님의 사람이 되고, 세상의 빛이 되는 것에 있어서 결정적인 것은 삶에서의 실천과 나와 세상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마지막 흐름에서는 “무엇을, 어떻게”에 대하여 분명히 답을 하고, 삶에서 실천한 뒤 그것을 점검받는 가장 폭넓고, 종합적인 측면의 접근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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